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4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회계연도에 42개의 대학교가 적립금을 활용해 유가증권에 투자했으나 수익을 올린 대학은 11곳(26.2%)에 불과했다. 나머지 31개대(73.8%)는 수익률이 마이너스(25개대, 59.5%)이거나 0%(6개대, 14.3%)에 그쳤다.
특히 영남대는 5억4000만원을 투자해 1878만원이 남아 수익률 -96.5%를 기록했다. 사립대의 이같은 부실투자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인하대도 지난 2017년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적립금, 즉 발전기금으로 투자했던 한진해운의 회사채 전액인 130억원을 손실했고, 국민대는 올해 초 교육부 특정감사 결과 심의와 의결 없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등을 매매한 것이 밝혀져 교육부가 국민대에 사업본부장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강 의원은 "사립대에 유가증권 투자를 허용한 이유는 적립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고 대학 재정에 다시 기여하기 위함"이라며 "현행 제도 상 투자를 심의·의결하는 기금운용심의회 위원을 이사장과 총장이 전부 임명하기 때문에 이사장, 총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발생하는 시스템적 문제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사립학교법과 동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비회계는 대학총장, 법인회계는 학교법인의 이사장이 기금운용심의회 위원을 모두 위촉·임명하고, 그 중에서도 재무 관련 외부 전문가는 1명만 포함하기만 하면 된다.
강 의원은 "심지어 기금운용심의회 위원 명단은 교육부에 보고할 필요가 없다"며 "교육부가 별도로 관리하는 자료가 없는 상황이고, 투자할 상품을 누가 선별하는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일뿐 아니라 누가 의결하고 있는지 관리도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상 사립대의 유가증권 투자는 이사장과 총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객관적으로 투자를 평가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심의회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